한옥아파트
대한주택공사는 아파트에 한옥 디자인을 접목한 ‘한옥형 아파트’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한옥형 아파트는 전통 건축의 원리를 현대 주거공간에 적용한 것으로 한옥의 대표 평면인 ㄱ자, ㄷ자 집의 마당 개념을 도입했다. 전용면적 59㎡·84㎡·134㎡의 세 가지 형태다.
대한주택공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거형태인 공동주택에 적용 가능한 한옥 디자인(사진)을 개발해 연내 적용키로 했다.한옥디자인은 한옥의 대표적 평면유형인 ‘ㄱ’자 및 ‘ㄷ’자 집을 기본으로 아파트 평면에 마당 개념을 도입해 전용면적 59ㆍ84ㆍ134㎡ 등 3가지 단위세대 평면을 개발했으며, 저층부는 돌기단을 형상화한 ‘가구식’과 화방벽을 형상화한 ‘벽식’, 골목길을 형상화한 ‘골목식’ 디자인을 개발했다. 아울러 전통디자인을 모티브로 적용한 근린생활시설, 보육시설, 문주 등에 대한 디자인도 함께 제시해 일체감을 부여했다.
“얘야, 꼭 산사에 놀러온 기분이구나.” 지난 11일,
임기령씨(42)와 친정어머니 이근남(70)씨가
거실 툇마루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서울 중계동 이경진(48)씨 집. 외관은 여느 아파트와 진배 없다. 하지만 현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솔내음이다. 집안에 소나무를 옮겨 심은 것은 아닌 듯 싶은데…. 그 뿐인가. 곳곳에서 전통의 숨결이 느껴진다. 어떤 연유일까.
이씨는 2007년 실내 인테리어를 한옥식으로 바꿨다. 평소 전통가옥의 단아함에 매료된데다 가족들의 웰빙에도 제격이라 느꼈기 때문. 하지만 현대식 아파트 생활이 몸에 밴 까닭에 선뜻 변신에 나서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 한옥문화원의 ‘아파트를 한옥처럼’강좌를 듣고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시공의 핵심은 벽면 및 마룻바닥. 내부 단열재 및 석고보드, 강화 온돌마루 등을 들어내고 짚풀을 섞은 옛날식 황토로 메운 뒤 벽면엔 한지를 바르고, 바닥은 소나무를 깔았다. 그해 겨울, 이씨 가족은 구들장 같은 따뜻한 바닥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씨는 “황토를 깔고나니 보온성이 훨씬 좋아진 것 같다”며 한옥 인테리어 예찬론을 펼쳤다.
시멘트 벽면 단열재로 쓰이는 석면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단국대학병원 산업의학과 노상철(42)교수는“중금속이 들어있는 시멘트는 아토피와 호흡질환 장애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주부 임기령(42·대전시 유성구 지족동)씨도 이런 이유로 지난달 한옥아파트로 개조했다. 알레르기로 날마다 재채기하는 남편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어서다. 3개월 간 한옥에 관한 자료를 모으고 시공업체를 꼼꼼히 비교했다. 그녀는 “벽면 전체에 시멘트 독성을 잡아주는 숯을 바른 후 한지로 도배하고 나니 남편의 재채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뿌듯해했다.
한옥문화원 장명희(55)부원장은 “한옥에 쓰이는 목재·황토·한지 등의 천연자재들은 건강에 이롭다”고 강조했다. 목재는 산림욕, 황토는 원적외선 방출, 한지는 공기정화 기능을 한다는 것. 하지만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옥아파트 시공업체인 기어공방 김영주(48)사장은 “무조건 비싸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면서 천연자재로 위장한 수입자재나 썩지 않게 하기 위해 화학처리된 자재들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옥자재는 천연재료인 만큼 시간이 흐르면 색이 변하고 부패하기도 한다. 그래서 1년에 한 번씩 다시 도배하거나 벽에 틈이 벌어지면 황토를 개서 바르는 등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한옥문화원 장명희 부원장은 ‘천연자재는 건조할 때는 줄고 장마철 등 습도가 높을 때는 늘어난다. 이는 자재가 숨을 쉬기 때문’이라며 친환경 주거공간을 누리는 대가로 이런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설업체도 한옥 아이템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대림산업의 e-편한세상·늘푸른오스카빌 등이 한옥 분위기를 살린 집을 선보이고 있다. 한옥 인테리어가 웰빙바람을 타고 중·장년층 주거공간을 파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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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옥의 미덕이란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기후나 풍토에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깊은 처마 도시를 품고… 탁 트인 대청마루 하늘이 들어오고
여름에 덥고 습한 우리나라에서 비 오는 날 창을 열 수 없다는 것은 고역이다. 아파트를 포함한 대부분의 건축물들은 깊은 처마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비가 오면 창을 닫아야 하고 결국 에어컨을 돌릴 수밖에 없다. 간단한 자연 환기로 해결될 일에 에너지가 동원되는 것이다.
한옥의 또 다른 특성은 마당이다. 외부 공간이 빈약한 집은 한옥의 맛과 멋을 갖기 어렵다. 처마 밑까지 방을 키우고 마당을 유리로 막아 버린 한옥은 그래서 한옥이되 한옥의 미덕은 사라진 집이다.
여기 소개하는 한옥 아파트는 서울 북촌 가회동에 실재하는 한 도시형 한옥의 구조를 적절히 변경하여 구성한 것이다. 문간채에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두고 벽면의 창호 등을 조정한 것을 빼고 기본적인 구조는 그대로 유지했다. 1930년대 높아지는 도시의 밀도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시형 한옥을 도시 밀도에 대한 또 다른 대응 방식인 한옥 아파트의 기본형으로 삼는 것이다.
○ 한 층에 한 채, 사방이 트인 집
한옥 아파트는 좁고 날씬한 건물로 한 층에 한 집만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남향, 북향 등의 방위가 별로 중요해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사방으로 열려 있기 때문이다. 건물 한 동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기존 도시의 작은 필지에도 지을 수 있다.
한옥 아파트를 대규모 단지로 지을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도시의 일상적인 가로변에 바짝 접해 짓는다. 마치 북촌의 도시형 한옥들에서 방과 마당이 길에 접하고 있는 것과 같다. 길이란 측면에서 보면 철옹성 같은 아파트 담장이 아닌, 건물 하부의 로비와 상점들에 접하는 셈이다. 그만큼 좋은 길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한옥 아파트는 도시를 좋아한다.
![]() 이 평면의 바탕이 된 한옥은 서울 북촌 가회동에 실제로 존재한다. 1930년대 도시형 한옥의 평면을 변경해 한옥 아파트의 기본형으로 삼았다. 문간채에 위치한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마당을 거쳐 집 안으로 들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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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베이터에서 마당으로
물론 엘리베이터에서 바로 집 안으로 들어가게 설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마당을 통해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제격이다. 적층식(積層式) 구조이므로 마당의 상부는 윗집에 의해 막혀 있다. 그러나 옆으로는 트여 있기 때문에 충분한 채광과 환기가 가능하고 경관도 제공된다. 건물 중간에 복층 구조의 아파트를 만들면 마당이 2층 높이가 되어 훨씬 개방적인 구성이 가능하다.
고층 건물을 목조로 짓는 연구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실용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기본 골격은 콘크리트로 하고 건물 내외부의 마감에 나무를 풍부하게 사용함으로써 자연재료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즐길 수는 있다.
○ 발코니 없는 아파트
아파트의 발코니는 도시 미관을 해치는 주범의 하나다. 조금이라도 더 실내 면적을 증가시키고 소음이나 먼지, 추위 등을 막기 위해 발코니는 다양한 재료로 막혀지며 외기에 대한 최소한의 접촉마저 이렇게 사라지고 만다. 한옥 아파트에는 층마다 깊은 처마가 있으며 발코니는 없다. 깊은 마당이 있으므로 발코니가 별로 필요 없기도 하다. 외관 변경이 불가능하므로 발코니 불법 증축 등의 시비도 사라지고 건물의 외형도 깨끗하게 유지된다.
한옥 아파트는 수직적으로 구성된다. 아파트의 수직화는 고층과 다르다. 건물의 기능이 수직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옥 아파트의 저층부는 로비와 상점, 사무실 등 상업 공간이다. 중층부는 아파트이며 최상부, 즉 건물이 하늘과 만나는 부분에는 몇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제대로 된 한옥 지붕이 올라갈 수 있는 곳이므로, 아주 고급의 한옥 펜트하우스를 설치할 수 있다. 건물 전체를 지상으로부터 들어 올려진 대지로 보면 높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한옥이 되는 셈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한옥 카페나 레스토랑이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일대에만 이런 시설이 들어가라는 법은 없다. 최상층은 경관도 좋고 하늘이 열려 있으므로 상업 용도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아파트 주민들이나 외부인들이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조합 형태로 운영해 그 수익금을 관리비 등 자치적 용도에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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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약력:
△서울대, 서울대 대학원 건축과 졸업 △예일대 건축대학원 졸업 △한국 미국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건축사 △건축가협회 아천상 및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특선 등 수상 △저서: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 ‘한옥이 돌아왔다’ 등 △건축 작품: 열린책들 사옥(현재 시네마서비스 사옥·서울), 해냄출판사 사옥(서울), KS병원(서울), 가회헌(서울), 춘원당 한의원 및 박물관(공사 중·서울) 등과 서울 북촌의 한옥 작업 다수. 샛강 교량 및 한강 엘리베이터 등 서울시의 공공 프로젝트에 참여 중 △현재 황두진건축사사무소 대표, 이화여대 겸임교수
전통한옥과 아파트가 만났다. 늘푸른오스카빌은 내부를 한옥으로 꾸민 아파트를 평택에서 선보인다. 늘푸른오스카빌은 평택시 송화지구내에서 한옥 아파트 175가구를 분양키로 하고 1일 견본주택을 오픈했다. 189㎡ 72가구, 206㎡ 21가구, 218㎡ 71가구, 256㎡ 6세대 등 주로 대형 평형으로 구성된다. 주방에서 이어지는 거실은 동양의 아름다움을 가미한 디자인이며, 사랑채의 천정은 석가래와 한국적 문양이 어우러졌다. 각세대마다 월풀 욕조를 설치해 생활의 여유로움을 연출했다. 최고층인 13층에는 탁트인 전망과 함께 넓은 다락방,테라스를 소유할수 있고, 전 세대 최첨단 홈네트워크 시스템, 개별정수, 원격 검침, 무인경비시스템 등을 구비했다. 창을 열면 안정근린공원 예정지가 보여 정원같은 풍요로움을 안겨준다. 오는 8일부터 분양에 들어간다. 031-653-67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