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斷想
따사로운 햇살이 창문틈으로 살며시 찾아오니
기지기 한번켜고,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아침햇살이 너무 눈부시고 상쾌하다
우리집 고목감나무엔 아직도 감이 열린다
아마 30년은 족히 된 감나무지만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에 가을엔 탐스러운 빨간 감이 열린다
오늘아침에 감홍시따는 체로 맛갈스런 홍시를 따고 보니
성큼 가을이 찾아 왔음을 느껴진 아침이다
아내는 아침일찍 서둘러 가을열무를 사왔어
수도가에서 물김치을 담그게 열무씻기에 한창이고
이제 감도 제법 익어가니 탐스럽게 붉은 색을 띤다
뜰에 자란 대추도 달콤한 맛을 더해가니
탐스럽게 붉게 익어가 한입가득 씹어 먹으니
어찌나 닷맛이 나는지 한숨에 몇개를 먹었는지...
화단에 꽃무릇도 곱게 피고, 과꽃이랑 범부채 씨앗도 영글어 가고
탱자나무 울타리엔 누른 호박이 가을를 재촉하고
터밭의 고구마도 곧 수확할 계절이 된것 같다
참으로 풍성한 가을의 냄새가 스며든다
오늘 저녁엔 호박잎이랑 콩잎을 찌고
고추.가지나물에 풍성한 식탁을 차려
내 이웃과 함께,뜰앞 바닥에 자리펴
퍼질러 앉아,정나누며 소주잔 나누고
싶은 그런 가을이다 .매년 그랬듯이..
도시에 사는 친구도, 지척에 사는 친구도 보고 싶다
이 풍성한 가을이 다 가기전에
뜰잔디밭에서 구수한 시골 된장찌게에 호박잎 쌈싸서
어린시절로 돌아가 밤하늘의 별를 보면서
삶의 허허로움을 달래보고 싶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가을 날씨다
벌써 마당에 잠자리때가 한가롭고
옆집 할머니의 염소울음 소리가 농촌의 한가로움을
더해준다
이래저래 가을은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