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의 절규
이동순(영남대명예교수)
그토록 오매불망
나 돌아가리라 했건만,
막상 와본 한국은
내가 그리던 조국이 아니었네.
그래도 마음 붙이고
내 고향 땅이라 여겼건만,
날마다 나를 비웃고 욕하는 곳
이곳은 아닐세 전혀 아닐세.
왜 나를 친일매국노 밑에 묻었는가
그놈은 내 무덤 위에서
종일 나를 비웃고 손가락질하네.
어찌 국립묘지에 그런 놈들이 있는가
그래도 그냥 마음 붙이고
하루 하루 견디며 지내려 했건만
오늘은 뜬금없이 내 동상을
둘러파서 옮긴다고 저토록 요란일세.
야 이놈들아
내가 언제 내 동상 세워 달라 했었나
왜 너희들 마음대로 세워놓고
또 그걸 철거한다고 이 난리인가.
내가 오지 말았어야 할 곳을 왔네.
나, 지금 당장 보내주게
원래 묻혔던 곳으로 돌려보내주게
나, 어서 되돌아가고 싶네.
그곳도 연해주에 머물다가
함부로 강제이주되어 끌려와 살던
남의 나라 낯선 땅이지만
나, 거기로 돌아가려네.
이런 수모와 멸시 당하면서
나, 더 이상 여기 있고 싶지 않네.
그토록 그리던 내 조국강토가
언제부터 이토록 왜놈의 땅이 되었나.
해방조국은 허울 뿐
어딜 가나 왜놈들로 넘쳐나네.
언제나 일본의 비위를 맞추는 나라
나, 더 이상 견딜 수 없네.
내 동상을 창고에 가두지 말고
내 뼈를 다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보내주게.
나 기다리는 고려인들께 가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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